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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패주 이후에도 전 총통 장개석은 대륙 수복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본토의 공산당은 강건했고, 그의 꿈은 생전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장개석은 중화민국의 대륙 수복 이후 자신의 유해를 고향인 절강성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지금은 대만 타오위안현의 츠후에 묻혀 있지만 그의 유해가 고향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한때 장개석의 묘소 이장이 추진된 적이 있고 대륙의 공산당이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적도 있지만,
유족들의 반대 등등의 이유로 무산되었다.

어쨌든 장개석 무덤에 가려면 중리(중력中瀝) 기차역에서 내려 대만호행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중리역. 갈때는 바빠서 돌아올 때 사진 한 컷. 


츠후행 호행(好行)버스 타는 곳.


중리역 북편 출구로 나와 좌측으로 175m 정도 걸어가면 버스터미널이 나온다.


요금은 1일권 100대만달러(위 승차권에는 170달러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츠후선은 100달러만 받음).
1일동안 중리역~츠후 장개석무덤 구간을 무제한 승하차할 수 있다. (버스시각표도 준다)

대만호행(臺灣好行)버스를 이용하면 대만의 주요 관광지들을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다.
장개석 무덤이 있는 츠후 뿐 아니라 지우펀, 타로코 등지에도 호행버스가 다닌다.
홈페이지는 http://www.taiwantrip.com.tw 참조.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된다. 


우리나라 지방도시 버스터미널과 비슷하다. 매표소에서 츠후가는 타이완하오씽 버스표 달라고 하면 된다.


버스를 기다리는 중. 30분에 한대씩 다닌다.
주중과 주말 막차시각(주중은 17시 30분)이 다르다. 이를 감안하여 막차를 놓치지 말자!


장개석 무덤입구가 종점이니 내릴 정류장 지나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버스가 좀 돈다. 중리역 터미널에서 츠후까지 1시간에서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
산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니 멀미 심하신 분들은 미리 멀미약을 준비해 두자.



츠후(慈湖) 장개석 묘역 입구. 거대한 장개석 동상이 세워져 있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장제스 선생.
무덤 입구엔 그의 동상공원이 있다.
천수이볜 민진당 정권 시절, 대만 전국 각지에 있는 장개석 동상들을 죄다 뽑아 이곳에 세워 두었다.


백색테러의 주범 독재자 장개석의 묘역이지만, 독재정권 당시 대만 전국 각지에 세워졌던 동상들을 이전해 왔다는 점에서 대만 민주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가오슝의과대학에 있던 동상. 동상마다 원위치가 적혀 있다.


예술성 있는(?) 동상들은 제작자와 제작연도, 감상 포인트도 적혀 있다;


알록달록한 장개석 전 총통님.


역사상 수많은 독재자들은 근엄한 모습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자애로워(?) 보이는 모습도 보여주고자 했다.


한때 장개석은 대학 총장도 겸직했다. 그래서 책 읽는 모습의 동상도 몇개 있다.


청나라를 멸망시킨 신해혁명의 주역 손문(쑨원) 선생의 동상도 보인다. 물론 장개석 시절에 세워졌다.
대만 패주 이전에 세상을 뜬 분이지만 장개석이 밉보인 대만인들의 눈에 이분도 곱게 보일 리가 없다.


장개석의 아들 장경국(장징궈, 재임기간 1978~1988) 동상도 있다. 이분도 장개석을 세습하여 총통이 되었다.
장개석은 한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지만 장경국은 아니다.
유화적 통치와 의료보험, 연금법 등 각종 복지정책 도입, 재임기간 중 상당한 경제성장 덕분에 여전히 인기가 많다.


동상공원의 터줏대감 견공. 이곳저곳을 마구 누비며 다닌다. 아주 순하다.


동상공원쪽 한 식당의 모택동, 장개석 동상.
장개석이 그토록 싫어했던 마오쩌둥(모택동)이지만 최근엔 양안(중국과 대만)간 훈풍이 불고 있다.


전주나이차가 다 팔려서 이름 모르는 차를 마셨다. 70대만달러. 점원이 영어를 할 줄 모른다ㅠ
맛은 전주나이차 같은데 젤리가 좀더 달고 쫄깃쫄깃하다.


동상공원에서 무덤 가는 길에는 장개석의 일대기 기념관이 있다.
내부에는 서비스센터와 기념품 가게, 식당도 있다.


익살스런 장개석과 장경국 동상.


황포식당. 장개석이 교장직을 맡았던 황포군관학교의 이름을 따서 지은 듯.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커피가격이 꽤나 싼 편.


고급 음식점도 있다. 최소 250대만달러이니 한끼 식사에 우리 돈으로 1만원 이상이다.


개관시간은 이렇다.


장개석-장경국 티셔츠, 머그컵 등을 팔고 있다. 비자카드도 받는다.
한국정서와는 거리가 먼 듯...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본인 캐릭터 상품화를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한 아주머니분이 저 장개석 티셔츠를 구입했다.


전시관 내부. 장개석과 부인 송미령의 사진과 생전에 사용했던 유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장개석이 생전에 입었던 군복.


왼쪽부터 장개석, 프란체스코 영부인, 이승만 전 대통령.
장개석이 방한했을 때 진해에서 찍은 사진이다.


장개석 무덤 가는 길. 조용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안치소가 나온다.


호숫가 주변길을 따라 대만 국기(청천백일기)가 걸려 있다.
본토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으로 국외에서 공식 국호와 국기를 사용할 수 없는 불쌍한 대만;


동상공원에서 그닥 멀지않은 곳에 장개석 시신 안치소가 있다.
'mausoleum'의 뜻을 이날 처음 알았다. 웅장한 무덤, 영묘, 능묘.


안치소는 군인들과 경비원들이 호위하고 있다.
건물 내부에는 장개석의 관이 있는데 멀리서 보이지 않도록 가려 두었다.
참고로 관 사진은 찍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장개석의 관 앞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존경을 표해 달라고 적혀 있지만 아무도 하지 않았다.
동상공원의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다. 고인이 묻혀 있는 곳이니 경의를 표하지 않더라도 예의는 지키자.


안치소까지 다 둘러보고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 가는 길.
장개석 아들 장경국의 묘도 근처에 있지만 걸어 가기엔 약간 멀고 막차시간도 얼마 안남아서 타이베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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