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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사 이래 두번째 망작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 이름은 갤럭시노트7.

뭐 노트7을 써본 적은 없지만, 노트1, 노트2, 갤럭시 S3의 배터리 스웰링 사건 때부터 이런 일이 터질 줄 알았다.


사실 노트7 뿐만 아니라 노트1도 이상한 고장이 잦았다(노트2도 이상한 고장이 잦다 함).

노트1을 사용하면서 유심슬롯 인식이 안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는데, 슬롯을 교체해도 동일증상이 반복되었다.

삼성서비스센터 기사분도 두손두발 다 들었다. 직접 메인보드를 교체하니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와이파이 수신감도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그런데 와이파이 칩셋에 부직포를 붙여주면 신호가 잘 잡힌다. 참으로 신묘한 폰이다.

대체로 많은 노트1 사용자들이 이런 아스트랄한 증상들을 겪었다.


이야기가 좀 샜는데, 노트7이 삼성전자의 두번째 망작이라면, 아이폰 따라잡으려던 옴니아2(2009 출시)는 첫번째 망작이다.

망작이 된 이유는 서로 다르다. 현재 추세로 봐서는 사람잡는 노트7이 더 망작인 듯

이번 사건 때문에 책상 서랍에 잠들어 있는 옴니아2가 생각났다.


옴니아2의 오페라 모바일 10 브라우저로 본 노트7 폭발 사진.

한 2년 전까지만 해도 오페라 모바일 10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웹페이지들을 그런대로 잘 읽을 수 있었는데,

2016년 10월 현재 다음, 네이버 등 상당수 모바일웹이 깨져 보인다.



지금 보면 상당히 두툼하고 묵직한(그리고 먼지가 잘 붙는) 폰이다.



옴니아2를 굼뜨게 만든 원인 중 하나인 삼성의 터치위즈 인터페이스.

느려터지고 무거운 덕분에 폰이 수시로 다운되고 문자가 씹히는 현상이 발생했다.

(전면 카메라 부분이 깨지는 바람에 절연 테이프를 붙여 두었다)



터치위즈를 끄고 다른 런처(?)로 바꾸면 상당히 쾌적해진다.

윈모(윈도우 모바일) 순정롬이 쓸데없이 무거워서 재주가 좋은 사용자들이 경량화 롬을 직접 제작했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 옴니아2는 재앙이었지만, 오랫동안 PDA를 사용했던 사용자들에게는 장난감이었다.



멜론 평생 무료 프로모션 덕분에 옴니아2용 멜론 웹페이지는 지금도 (울며 겨자먹기로) 잘 운영되고 있다.

(2017년 6월 현재 서비스 종료 / PC를 통한 다운로드 및 재생은 가능)



윈도우 모바일이 MS에서 만든 제품이다 보니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내장되어 있다.



모바일 익스플로러의 성능은 시궁장이다.

PC버전 페이지는 예전에는 잘 보였는데, 요즘은 익스플로러 6을 지원하지 않다 보니 왕창 깨져 보인다.

플래시 플레이어 9버전이 내장되어 있었는데, 많은 사용자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10버전은 출시되지 않았다.



네이버 지도 앱은 아직도 잘 작동된다.



구글 지도는 이제 더이상 서비스되지 않는다.

(다른 윈모폰에서는 잘 돌아간다는 보고가 있음)

유튜브도 한때는 잘 돌아갔는데, 지금은 사용할 수 없다.



가장 좋아했던 게임 Diamond Mine(비주얼드).

안드로이드용으로 똑같이 출시해 주면 좋겠건만...



윈모의 마켓 Windows Marketplace는 접속이 안 된다. 티스토어도 접속이 안 된다.

윈모를 잘 아는 사용자들은 대부분 Marketplace가 아니라 Todaysppc에서 cab 파일(안드로이드의 APK 파일과 비슷)을 직접 다운받아서 설치했다.



국민은행은 (아마도) 윈모를 가장 오랫동안 지원해 주었던 은행이다. 이제는 접속이 안 된다.



DMB 신호는 갤럭시 시리즈보다 훨씬 더 잘 잡힌다.



옴니아2가 욕을 먹으면서도 매니아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옴드로이드(옴니아+안드로이드 합성어).

삼성의 의도와는 달리 멀티 OS폰이 되었다.

다만 옴니아2에 안드로이드 설치는 리눅스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에게 좀 까다로울 수 있다.



옴드로이드는 삼성에서 공식 지원해준 게 아니라 평범한 용자들의 피눈물나는(?) 노력 끝에 탄생했다.

옴드로이드의 버전은 대체로 프로요(2.2)다. 진저브레드(2.3)는 옴니아2의 하드웨어 한계 때문에 실사 불가능했다.

몇 가지 배포판이 있었는데, MinL님의 옴럭시가 가장 쓸만했다.

2012년 8월경에 출시(?)된 옴럭시 3.x는 발군의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안타깝게도 그때는 이미 수많은 옴니아2 사용자들이 다른 폰으로 갈아탄 뒤였다.


옴니아2의 실패 원인을 간단히 요약해 보자면,

1) 시대정신 역행 (아이폰/안드로이드 시대에 윈도우 모바일 OS 고집)

2) 병맛 마케팅 (당시 옴니아2 광고에 따르면 멜론 무료 안 되고 손톱 터치 안 되는 아이폰은 스마트폰이 아님;;)

3) 발적화 (본 글에서 설명)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삼성은 20만원을 보상해 주고 치킨런하듯이 빠지고, 제조사가 해야 할 일을 재주좋은 '호갱님'들이 해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은?

삼성이든 제3의 기관이든 폭발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호갱님'이 활동할 공간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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