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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라는 구호 아래 전국적으로 초고속 인터넷망이 구축되었다.
초고속 인터넷과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 "국민PC"라는 이름의 보급형 데스크톱 컴퓨터를 우체국을 통해서 저렴하게 판매했다.
(국민PC라고 해서 특별한 종류의 컴퓨터는 아니다. 그냥 보급형 저사양 컴퓨터일 뿐이다.)
요즘은 아파트 쓰레기장에 버려져 있는 컴퓨터도 쓸만한 것들이 꽤 있어서 국민PC가 사라졌지만, 유사한 정책은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기증받은 컴퓨터를 보급하고 있고, 우체국을 통해서 알뜰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위 책은 국민PC 사용법을 다룬 책이지만 '컴맹'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윈도우98, Internet Explorer 5.0, 한글 815, 엑셀 2000 등 90년대 후반에 많이 사용되었던 프로그램들이 보인다.
90년대 후반에는 56K 전화모뎀을 사용하는 가정이 많아서 그런지 PC통신 활용법도 다룬다.

당시 국민PC는 (펜티엄2에 대응되는) 멘도시노 코어 셀러론 300~500MHz CPU 와 램 64MB 정도가 내장되어 있었다.
멘도시노 코어의 셀러론 CPU는 FSB가 66MHz이고 L2캐시 용량이 128KB였다.
그런데 초기형 펜티엄2 CPU의 FSB는 66MHz이고 L2캐시 용량이 512KB였지만, 멘도시노 셀러론보다 L2캐시 속도가 느려서 오히려 국민PC가 고급형 펜티엄2보다 속도가 빠른 경우가 있었다.


국민PC는 대한민국의 컴퓨터 보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읍면지역의 IT 인프라도 도시와 별 차이가 없어졌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최근 컴퓨터 보유율, 레드오션이 된 PC시장

주황색은 가구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노란색은 컴퓨터 보유율이다.
2008년 당시에는 컴퓨터 보급률이 80.9%였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중화되면서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이고, 2019년에는 71.7%로 거의 10% 가까이 떨어졌다.
(2021년 현재는 더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윈도우11 최소사양에 TPM 2.0과 SecureBoot이 강제된다면 컴퓨터 보유율이 약간 오를 수는 있다.)

보시다시피 인터넷 보급률 역시 2017년을 정점으로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아마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보편화되면서 유선인터넷 사용률 역시 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의 가구 컴퓨터 보유율.
2019년의 컴퓨터 보유율과 2000년의 컴퓨터 보유율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2020년대의 컴퓨터 보유율은 90년대 후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콘텐츠 소비에 적합한 기기이고 콘텐츠 생산성은 컴퓨터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컴퓨터 보유율이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콘텐츠 생산성이 대폭 개선된 모바일 기기가 등장한다면 급전직하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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