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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이전에는 불치병 같았던 PC 업글병에 걸렸다.

하지만 PC시장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데스크톱 PC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게다가 "전성비(전기요금/소비전력 대비 성능)"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PC에 대한 관심이 더욱 줄었다.


업글병에 걸렸던 시절 금전적 여유가 없을 때에는 오버클럭에 관심을 두게 된다.

오버가 아주 잘 되면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수십만원의 돈을 아낄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오버클럭이 성행하고 있는데, 요즘은 아이비브릿지 CPU 오버시 "뚜따"라는 작업을 추가로 하는 듯하다.

"뚜따"란 뚜껑따기의 준말로, CPU의 히트스프레더를 떼고 서멀그리스를 도포하여 열전도를 개선하는 작업이다.

물론 잘못 건드리면 수십만원을 허공에 날릴 수 있다.



뚜따의 발단이 된 히트스프레더는 후기 펜티엄3 시절(투알라틴/우측 사진) 처음 등장했다.

좌측은 코퍼마인 코어의 펜티엄3/셀러론 CPU, 우측은 투알라틴 코어의 펜티엄3/셀러론 CPU다.

코퍼마인 CPU는 보시다시피 코어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서 고장이 잦은 편이었다.


뚜따와는 성격이 다른 작업이긴 하지만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세기의 전환기에는 "와이어트릭"이 유행했다.

와이어트릭은 말 그대로 CPU 핀을 선으로 연결해 주거나 제거하여 FSB, 전압을 조정하는 작업이다.

뚜따가 오버클럭으로 인한 발열을 줄이는 작업이라면, 와이어트릭은 오버클럭의 과정 혹은 오버클럭 그 자체다.



뭐 아주 오래 전에도 와이어트릭 방법이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접했던 방법은 슬롯형 멘도시노 셀러론 개조.

멘도시노 300AGHz CPU의 B21번 핀을 제거하면 FSB가 66에서 100MHz로 뛰어 450MHz로 작동된다.

클럭 상승폭이 엄청난데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서 당시 멘도시노 300AGHz의 인기가 상당했다.



세기말의 멘도시노 셀러론 와이어트릭에 이어, 21세기의 첫해에는 투알라틴 와이어트릭이 유행했다.

후기형 펜티엄3인 투알라틴 코어의 CPU는 기존 440BX, 693A 칩셋이 장착된 메인보드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

원칙적으로는 그랬지만, 위와 같이 와이어트릭해 주면 기존 메인보드에서도 별 문제없이 사용 가능하다.



사실 투알라틴 와이어트릭의 목적은 오버클럭이 아닌 대부분 기존 메인보드 활용이다.

하지만 투알라틴 셀러론 1.0AGHz은 위와 같이 핀을 제거하면 FSB가 100에서 133MHz로 뛰어 1.33GHz가 된다.

이 역시 멘도시노 300AMHz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으로 작동해서 인기가 많았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오버된 셀러론 1.0@1.33GHz는 당시에 무시무시한 성능을 발휘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펜티엄4 초기형(윌라멧) 2GHz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펜티엄3보다 못한 윌라멧 펜티엄4)



와이어트릭은 데스크톱 PC에 국한되지 않았다.

미니노트북의 선구자였던 리브레또 30(약칭 리브30)은 클록칩의 핀을 개조하면 AMD 5x86 75MHz@133MHz이 된다.

마찬가지로 IBM ThinkPad 560X은 클록칩의 다리 하나를 떼어내면 펜티엄 MMX 200@233MHz가 된다.

심지어는 PDA나 핸드헬드 기기들도 와이어트릭 가능했다.

사용해 봤던 기기는 아니지만, HP 200LX라는 MS-DOS기반 기기는 크리스탈 배속개조하면 286보다(...) 빨라진다.


"뚜따"라는 개조방법이 성행하지만, 그때 그시절 와이어트릭만큼 짜릿하지는 않은 듯.

데스크톱 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들도 최적화가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개조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참 스마트폰을 루팅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오버클럭하는게 유행했지만, 요즘은 발적화폰이 적어서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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