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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0여년 전, 지인이 잘 썼던 3G 피처폰을 공짜로 얻었던 적이 있었다.

덕분에 처음으로 3G 휴대폰을 사용했는데, 어느 날부터 TU라는 곳에서 수시로 전화가 왔다.

(TU미디어는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위성DMB 운영사)

고객님은 위성DMB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1개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뭐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고 해서 흔쾌히 동의했다.

(지상파DMB는 무료지만, 위성DMB는 유료였다)

다만 날짜가 지나기 전에 직접 전화해서 해지해야 하는 게 썩 내키진 않았다.

그런데 갈수록 적자가 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두달에 한번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주겠다는 전화가 왔다.

덕분에 몇년동안 위성DMB를 무료로 즐길 수 있었다.

(결국 위성DMB는 2012년 8월 31일자로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했다)



위성DMB 사업자였던 TU미디어가 직접 제작했던 <시키면 한다! 약간 위험한 방송>.

위성DMB가 서비스를 처음 개시했던 2005년부터 2007년 9월까지 방영되었다.

요즘 유튜버들의 선구자격인 방송이었는데, 대신맨 정상수님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시청자들의 온갖 호기심을 해결해 줬다.

(밥솥에 물 대신 우유 넣고 밥하기, 담뱃잎으로 차 우려먹기, 북한으로 택배 보내기, 대로변에서 500원 받고 차 유리창 닦아주는 아르바이트, 휴지로 라면 끓이기, 장난감 수갑을 찬 채로 경찰서 가서 수갑을 풀어달라고 하기 등...)


유료방송이라서 그런지 케이블 채널들을 수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상파 TV는 재전송 합의에 실패해서 시청할 수 없었다)

BBC, CNN등 해외 채널뿐만 아니라 tvN도 시청할 수 있었다.

덕분에 영어공부하기 딱 좋았다.



2000년대 후반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위성DMB 안테나.

(일부 지상파DMB도 저렇게 생긴 안테나를 사용했다)

처음에는 폰에서 인공위성 신호를 직접 받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곳곳에 위성수신기를 설치해 놓고 일종의 공유기같은 장비를 통해 개인 폰에 위성신호를 뿌려주는 방식이었다.



아마도 위성DMB가 탑재되어 있는 최고사양의 폰은 옴니아1일 듯하다.

지금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TU 앱이 탑재되어 있다.



안테나를 이렇게 장착해 주면 된다.

하지만 굳이 안테나를 장착하지 않아도 그런대로 쾌적하게 방송을 수신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신호가 아예 잡히지 않는다.

(차라리 지상파DMB를 넣었다면 옴니아가 쥐꼬리만큼이라도 쓸모가 있었을 듯)



유료 서비스라서 기기마다 가입자식별번호(CAS번호)가 내장되어 있었다.

이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능들이지만, 지상파DMB에는 없는 방송편성표 등 몇가지 기능들이 있었다.


위성DMB는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지상파DMB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부분 야구 중계방송 시청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DMB는 재난 발생시 경보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매체이기 때문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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